"보험회사에 직접 청구할 수 있다"는 말의 진짜 뜻
교통사고를 당하면 주변에서 "가해자 보험회사에 직접 청구하면 된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맞는 말입니다. 자동차보험 약관은 가해자가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사고가 났을 때 피해자가 가해자를 거치지 않고 그 보험회사에 곧바로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고, 이를 직접청구권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 권리가 있다고 해서 피해자가 가해자보다 유리한 자리에서 합의금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약관은 보험회사가 가해자가 그 사고에 대해 주장할 수 있었던 항변사유를 피해자에게도 그대로 주장할 수 있다고 함께 정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합의금의 크기를 정하는 것은 직접청구권 그 자체가 아니라, 이 항변을 둘러싼 공방입니다.
이 글은 직접청구권의 기본 구조를 짚은 뒤, 보험회사가 항변권을 어떤 방식으로 쓰는지, 그 결과 과실비율과 후유장해 일실수익에서 합의금이 어떻게 줄어드는지, 약관이 정한 절차 규정과 제출 서류는 무엇인지, 피해자가 어느 시점에 전문가에게 맡겨야 하는지를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근거로 정리한 것입니다.
1. 직접청구권의 구조 —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청구하는가
보험금은 원래 보험계약의 당사자인 피보험자, 즉 가해 차량의 운전자나 소유자에게 지급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교통사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약관과 상법은 피해자가 보험회사를 상대로 직접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는 예외를 두었습니다. 가해자가 보험금을 받아 피해자에게 전달하는 단계를 생략하고, 피해자가 보험회사와 바로 마주 앉게 한 것입니다.
| 구분 | 원칙적인 보험금 지급 | 피해자의 직접청구 |
|---|---|---|
| 청구하는 사람 | 피보험자(가해 운전자·소유자) | 피해자(손해배상청구권자) |
| 청구의 상대방 | 보험회사 | 보험회사 |
| 전제 | 피보험자가 피해자에게 배상했거나 배상책임이 확정됨 | 피보험자가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사고가 발생함 |
| 지급 범위 | 약관상 보상 한도 | 피보험자에게 지급했을 책임 한도와 같음 |
| 보험회사가 다툴 수 있는 것 | 보험계약상 면책·한도 | 피보험자가 가졌던 항변사유 전부 + 보험계약상 사유 |
표에서 보듯 직접청구는 청구의 상대방을 바꿔 줄 뿐, 보험회사가 다툴 수 있는 범위를 줄여 주지는 않습니다. 가해자가 연락이 되지 않거나 대인접수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피해자가 절차를 시작할 수 있게 해 주는 장치이지, 손해액 다툼을 없애 주는 장치는 아닙니다.
2. 보험회사도 가해자의 항변을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직접청구권이 있다고 해서 피해자가 가해자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는 것은 아닙니다. 보험회사는 가해자가 그 사고에 대해 주장할 수 있었던 항변 사유를 피해자에게도 그대로 주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해자가 "내 과실이 아니다", "손해액이 과다하다"라고 다툴 수 있는 내용이라면, 피해자가 보험회사에 직접 청구하더라도 보험회사가 같은 주장을 합니다.
실제 청구 과정에서 이 항변권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 보험회사의 항변 | 합의금에 미치는 영향 | 피해자가 준비할 것 |
|---|---|---|
| 피해자 과실을 10%, 20%로 잡아 공제 | 손해액 전체에서 그 비율만큼 합의금이 줄어듭니다 | 사고 영상·현장 자료·과실비율 기준으로 과실 주장의 근거를 검토 |
| 후유장해 일실수익을 더 낮게 산정 | 노동능력상실률·기간·소득 기준이 낮아지면 일실수익이 크게 줄어듭니다 | 장해 평가 시점과 기준, 소득 입증 자료를 준비 |
| 치료의 필요성·기간을 다툼 | 향후치료비와 휴업손해가 축소됩니다 | 주치의 소견과 치료 경과 기록 |
특히 후유장해 진단이 나온 사안일수록 일실수익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보험회사는 그만큼 더 적극적으로 항변을 준비합니다. 보험회사에는 이런 항변을 상시 다루는 인력이 있는 반면, 피해자가 혼자 대응하면 과실비율이나 일실수익 산정에서 불리하게 결론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합의금이 크게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사안, 특히 후유장해가 동반된 사안이라면 피해자도 전문가에게 위임해 같은 수준에서 대응하는 것이 불필요한 손해를 막는 방법입니다.
지급 한도, 지급 기한, 지연이자, 서류 제출 같은 절차 규정도 중요하지만, 결국 합의금의 규모를 좌우하는 것은 이 항변권을 둘러싼 공방입니다.
3. 과실비율 항변 — 10%, 20%가 합의금에서 사라지는 방식
보험회사가 가장 먼저 꺼내는 항변은 과실비율입니다. 피해자에게도 사고 발생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보아 그 비율만큼 손해액에서 공제하는 것입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내가 당한 사고인데 왜 내 과실을 따지느냐"고 느끼지만, 가해자가 민사소송에서 주장할 수 있는 과실상계를 보험회사가 대신 주장하는 것이므로 약관상 허용되는 항변입니다.
문제는 비율의 크기가 아니라 그 비율이 적용되는 금액의 크기입니다. 손해액이 작은 사고에서는 과실 10%의 차이가 몇십만 원에 그치지만, 후유장해가 남은 사고에서는 같은 10%가 수천만 원이 됩니다. 아래는 계산 방식을 보여 주기 위한 단순화된 예시입니다.
| 산정된 손해액(예시) | 피해자 과실 0% | 피해자 과실 10% | 피해자 과실 20% |
|---|---|---|---|
| 1,000만 원(경상, 후유장해 없음) | 1,000만 원 | 900만 원 | 800만 원 |
| 1억 원(후유장해 있음) | 1억 원 | 9,000만 원 | 8,000만 원 |
| 3억 원(중증 후유장해) | 3억 원 | 2억 7,000만 원 | 2억 4,000만 원 |
실제 산정에서는 이미 지급된 치료비의 처리, 항목별 공제 순서 등이 더해져 계산이 더 복잡하지만, 손해액이 커질수록 과실비율 1%의 무게가 함께 커진다는 구조는 같습니다. 그래서 후유장해 사안에서는 과실비율을 받아들이기 전에 블랙박스 영상, 현장 사진, 신호 체계, 도로 상황, 과실비율 인정기준을 토대로 보험회사가 제시한 비율에 근거가 있는지부터 따져 보아야 합니다.
4. 후유장해 일실수익 항변 — 세 가지 숫자를 모두 낮추려 합니다
후유장해가 남은 사고에서 손해액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일실수익입니다. 일실수익은 대체로 피해자의 소득에 노동능력상실률과 장해가 인정되는 기간을 반영해 산정하므로, 보험회사는 이 세 가지 숫자를 각각 낮추는 방향으로 항변합니다.
| 산정 요소 | 보험회사의 항변 방식 | 피해자가 확인하고 준비할 것 |
|---|---|---|
| 노동능력상실률 | 장해 등급·항목을 낮게 적용, 기왕증 기여도를 높게 반영 | 장해 평가 기준과 시점, 사고 전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자료 |
| 장해 인정 기간 | 영구장해를 한시장해로, 한시 기간을 짧게 | 기간을 정한 의학적 근거, 치료 경과와 주치의 소견 |
| 소득 기준 | 실제 소득 대신 낮은 기준 적용, 소득 입증 부족 주장 | 소득을 증명할 세무·급여 자료, 직종과 경력 자료 |
| 가동연한 | 일할 수 있는 나이의 끝을 보수적으로 적용 | 직종별 가동연한 기준 확인 |
세 숫자 가운데 하나만 낮아져도 일실수익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셋이 함께 낮아지면 처음 예상한 금액의 절반 이하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험회사가 제시한 산출 내역을 받았다면 합계 금액이 아니라 상실률, 기간, 소득 기준이 각각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항목별로 확인해야 합니다.
5. 치료비·휴업손해·위자료에서 나타나는 항변
항변은 일실수익에만 집중되지 않습니다. 치료가 길어진 사안일수록 치료의 필요성과 기간을 다투는 항변이 함께 나오고, 그 결과 향후치료비와 휴업손해, 위자료까지 연쇄적으로 줄어듭니다.
| 손해 항목 | 보험회사가 흔히 주장하는 것 | 피해자 쪽 근거 자료 |
|---|---|---|
| 기왕치료비 | 과잉 진료, 사고와 무관한 치료 포함 | 진료기록, 사고와 치료의 인과관계에 관한 소견 |
| 향후치료비 | 추가 치료의 의학적 필요성 부족 | 주치의 향후치료 소견, 보조기구·재활 계획 |
| 휴업손해 | 휴업 기간이 과다, 소득 입증 부족 | 입원·통원 기록, 급여 자료, 휴직 확인 |
| 위자료 | 상해 정도에 비해 과다 | 후유장해 정도, 치료 경과, 과실비율 |
| 개호비 | 개호 필요성·기간 부정 | 간호기록, 일상생활 수행능력 평가, 전문의 소견 |
항변의 종류가 많아 보이지만 대응의 원칙은 하나입니다. 보험회사가 다투는 항목마다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무엇인지 묻고, 피해자 쪽에서는 의료기록과 소득 자료로 반대 근거를 제시하는 것입니다. 근거 없이 "원래 이 정도만 나온다"는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일 이유는 없습니다.
6. 약관이 정한 절차 규정 — 피해자가 확인할 여섯 가지
항변권 공방이 합의금의 크기를 정한다면, 아래 절차 규정은 그 돈을 언제 어떻게 받는지를 정합니다. 보험회사가 시간을 끌 때 피해자가 근거로 삼을 수 있는 조항들이므로 함께 알아 두어야 합니다.
| 항목 | 약관상 내용 | 피해자가 확인할 점 |
|---|---|---|
| 가해자 통지·협력 | 보험회사는 청구를 받으면 지체 없이 가해자에게 통지하고, 가해자는 증거 확보·권리 보전에 협력해야 합니다 | 가해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협력하지 않아 손해가 늘어난 부분은 보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
| 지급 한도 | 가해자(피보험자)에게 지급했을 책임 한도 안에서 지급됩니다 | 직접 청구한다고 한도가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
| 지급 기한 | 청구 서류를 받은 뒤 지체 없이 지급액을 정하고, 정해진 날부터 7일 이내 지급 | 지급액 확정일을 기록해 둡니다 |
| 지연이자 | 정당한 사유 없이 늦어지면 다음날부터 지급일까지 약관 이율로 가산 | 지연 책임이 피해자 쪽에 있는 기간은 제외됩니다 |
| 30일 서면 통지 | 서류 접수일부터 30일 안에 거절·지연 사유를 서면(전자우편 포함)으로 통지하지 않으면 정당한 사유 없는 지연으로 봅니다 | 통지를 받지 못했다면 지연이자 청구 근거가 됩니다 |
| 정기금 지급 선택 | 피해자가 원하면 일시금 대신 일정 기간 나누어 지급받을 수 있고, 각 지급기일 다음날부터 보험개발원 공시 정기예금이자율로 이자가 더해집니다 | 장기 개호가 필요한 사안에서 검토할 수 있습니다 |
이 가운데 실무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것은 30일 서면 통지 규정입니다. 서류를 냈는데 한 달이 지나도록 지급도 거절도 없이 "검토 중"이라는 답만 돌아온다면, 보험회사는 정당한 사유 없이 지연한 것으로 간주되어 지연이자를 부담하게 됩니다. 서류 접수일을 증빙으로 남겨 두어야 이 규정을 쓸 수 있습니다.
7. 제출 서류와 청구 준비 순서
직접청구를 할 때는 보장 종목(대인배상 Ⅰ·Ⅱ, 대물배상)에 따라 아래 서류를 갖추어야 합니다. 서류가 갖추어진 날이 지급 기한과 30일 통지 기간의 기산점이 되므로, 한 번에 빠짐없이 제출하고 접수 사실을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 교통사고 신고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교통사고사실확인원 등)
- 손해배상청구서
- 손해액을 증명하는 서류(진단서, 진료비 영수증, 소득 자료, 후유장해진단서 등)
- 보험회사가 필요에 따라 요청하는 서류(대물의 경우 수리 개시 전 자동차 점검·정비견적서, 사진 등)
대물 손해의 수리 전 견적서 등은 보험회사에 구두나 서면으로 발급과 검토를 위임할 수 있습니다. 대인 손해에서는 손해액을 증명하는 서류의 질이 곧 합의금의 질입니다. 진단서 한 장보다 치료 경과가 드러나는 진료기록, 장해 평가의 근거가 되는 검사 결과, 소득을 증명하는 공적 자료가 항변에 맞서는 재료가 됩니다.
8. 혼자 대응할 때 생기는 일과 전문가에게 맡길 기준
직접청구권은 피해자가 보험회사와 직접 마주 앉게 해 주지만, 그 자리에서 보험회사는 매일 이 일을 하는 담당자가 나오고 피해자는 처음 겪는 사고를 들고 나옵니다. 정보와 경험의 차이가 과실비율과 일실수익 산정에서 금액 차이로 나타나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 상황 | 혼자 대응할 때 생기기 쉬운 일 | 전문가에게 맡길 때 달라지는 점 |
|---|---|---|
| 과실비율 제시 | 제시된 비율을 근거 확인 없이 수용 | 사고 자료와 인정기준으로 비율의 근거를 검증 |
| 후유장해 평가 | 보험회사 자문의 평가를 그대로 수용 | 평가 시점·기준을 검토하고 필요 시 신체감정으로 다툼 |
| 산출 내역 검토 | 합계 금액만 보고 판단 | 상실률·기간·소득·공제 항목을 항목별로 대조 |
| 지급 지연 | 기다리기만 함 | 30일 통지 규정과 지연이자를 근거로 대응 |
| 합의와 소송의 선택 | 제시액이 적정한지 비교 기준이 없음 | 판결 기준 손해액과 비교해 합의 여부를 판단 |
모든 사고에 전문가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치료가 짧고 후유장해가 없는 사고라면 피해자가 직접 처리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후유장해가 진단되었거나, 치료 기간이 길어 휴업손해와 향후치료비가 큰 사고, 과실비율을 두고 다툼이 있는 사고라면 항변의 규모가 커지므로 피해자도 같은 수준에서 대응할 사람을 두는 것이 결과적으로 손해를 줄이는 길입니다.
9. 직접청구가 특히 필요한 상황
직접청구권은 모든 사고에서 쓰이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고에서는 가해자가 보험회사에 대인접수를 하고, 보험회사 담당자가 피해자에게 연락해 오면서 절차가 시작됩니다. 직접청구권이 힘을 발휘하는 것은 이 통상의 흐름이 막혔을 때입니다.
| 상황 | 직접청구가 필요한 이유 | 함께 확인할 점 |
|---|---|---|
| 가해자가 대인접수를 거부함 | 가해자가 움직이지 않아도 피해자가 절차를 시작할 수 있음 | 가해 차량의 보험회사와 증권번호 확인(교통사고사실확인원 등) |
| 가해자와 연락이 닿지 않음 | 보험회사가 청구를 받으면 가해자에게 통지하고 협력을 요구함 | 가해자의 비협조로 늘어난 손해는 보상에서 제외될 수 있음 |
| 가해자가 과실을 다투며 접수를 미룸 | 과실 다툼과 별개로 보험회사에 손해액 심사를 요구할 수 있음 | 보험회사도 같은 과실 항변을 하므로 사고 자료 준비 |
| 가해 차량이 책임보험(대인배상 Ⅰ)만 가입 | 한도 안에서는 직접청구 가능 | 한도를 넘는 손해는 가해자 개인 청구, 본인의 무보험차상해 담보 검토 |
| 치료가 길어져 가지급이 필요함 | 보험회사에 치료비 등 가지급금을 직접 청구할 수 있음 | 가지급금은 최종 손해배상금에서 정산됨 |
어느 경우든 직접청구는 피해자가 절차의 주도권을 갖게 해 주지만, 그 다음 단계에서 보험회사가 꺼내는 항변은 가해자가 접수했을 때와 다르지 않습니다. 직접청구로 문을 연 뒤에는 결국 손해액을 입증하는 싸움이 남습니다.
10. 유형화한 사례로 보는 흐름 — 후유장해 사안의 직접청구부터 합의까지
이해를 돕기 위해 실제 사건들을 유형화한 흐름을 하나 소개합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가 차량에 치여 다리 골절 수술을 받았고, 치료 종결 후 관절 운동 제한으로 후유장해 진단을 받았습니다. 가해자는 사고 직후 보험 접수를 미루었고, 피해자는 교통사고사실확인원으로 가해 차량의 보험회사를 확인해 직접 청구서를 냈습니다.
보험회사는 서류를 받은 뒤 두 가지 항변을 내놓았습니다. 하나는 피해자가 신호가 바뀌는 시점에 횡단을 시작했다며 과실 15%를 주장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후유장해를 영구가 아닌 3년 한시로, 소득은 실제 급여가 아닌 낮은 기준으로 산정한 것입니다. 처음 제시된 합의금은 피해자가 예상한 금액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피해자 쪽에서는 블랙박스 영상과 신호 주기 자료로 보행 신호 중 횡단이었음을 확인해 과실 주장을 다투었고, 주치의 소견과 영상 검사 결과로 장해의 영구성을, 급여명세와 원천징수 자료로 실제 소득을 입증했습니다. 그 결과 과실비율과 일실수익 산정이 조정되어 합의금은 처음 제시액과 큰 차이가 났습니다. 이 흐름에서 피해자가 한 일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보험회사가 꺼낸 항변마다 반대 근거를 자료로 제시한 것뿐입니다.
위 사례는 설명을 위해 유형화한 것으로 특정 사건의 결과를 보장하거나 의미하지 않습니다. 다만 직접청구를 한 뒤 보험회사의 첫 제시액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과 항변의 근거를 하나씩 확인하는 것 사이에 어떤 차이가 생기는지는 이 흐름이 보여 줍니다.
11. 청구 전 체크리스트
- 가해 차량의 보험회사와 보장 종목(대인배상 Ⅰ·Ⅱ 가입 여부)을 확인했는가
- 사고 영상, 현장 사진, 신고 기록 등 과실비율을 다툴 자료를 확보했는가
- 치료 종결 시점에 후유장해 평가를 받을지, 어느 시점에 받을지 정했는가
- 소득을 증명할 자료(급여명세, 원천징수영수증, 소득금액증명 등)를 준비했는가
- 청구 서류의 접수일을 증빙(접수증, 등기, 전자우편 발송 기록)으로 남겼는가
- 보험회사의 산출 내역을 항목별(과실비율·상실률·기간·소득·공제)로 받았는가
- 제시액을 판결 기준 손해액과 비교해 줄 사람이 있는가
12. 직접청구는 합의로도 소송으로도 이어집니다
직접청구권을 행사했다고 해서 반드시 합의로 끝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험회사와 손해액에 관한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 피해자는 보험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이때도 상대방은 가해자가 아니라 보험회사가 됩니다.
그래서 합의 단계에서부터 "소송으로 가면 어느 정도의 금액이 인정될 것인가"라는 기준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보험회사의 제시액이 그 기준에 가깝다면 합의가 합리적이고, 차이가 크다면 항변의 근거를 다투거나 소송을 검토해야 합니다. 비교 기준 없이 합의서에 서명하면 그 뒤에는 추가 청구가 어렵기 때문에, 후유장해 사안에서는 서명 전 검토가 특히 중요합니다.
정리
교통사고 피해자의 직접청구권은 가해자를 거치지 않고 보험회사에 곧바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해 주는 제도입니다. 그러나 보험회사는 가해자가 가질 수 있었던 항변, 즉 과실비율 조정과 후유장해 일실수익 축소 주장을 그대로 피해자에게 쓸 수 있습니다. 지급 한도, 7일 지급기한, 지연이자, 30일 서면 통지, 정기금 선택 같은 절차 규정도 알아 두어야 하지만, 결국 합의금의 규모를 좌우하는 것은 항변권 공방이며, 합의금이 크게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사안일수록 전문가와 함께 대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무리
이 글은 유튜브 구독자 38만 명의 '보상과배상TV'를 운영하는 보상과배상 법률사무소가 작성했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에 교통사고 전문분야로 정식 등록된 장슬기 변호사(제2019-1310호)와 전경근 변호사(제2023-1100호)가 손해사정사와 한 팀으로 직접 진행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의 결과는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교통사고 피해자 직접청구권
- #직접청구권 합의금
- #보험회사 항변사유
- #과실비율 합의금 감액
- #후유장해 일실수익
- #자동차보험 직접청구 절차
- #손해배상금 지급기한 7일
- #지연이자 지급
- #30일 서면통지
- #정기금 지급
이 주제에서 자주 묻는 질문
Q. 교통사고 피해자가 가해자 보험회사에 직접 청구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자동차보험 약관의 손해배상청구권자 직접청구 조항입니다. 피보험자가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자는 가해자 본인이 아니라 그 보험회사에 직접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고, 상법도 같은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Q. 피해자가 보험회사에 직접 청구하면 가해자와 협상할 때보다 유리한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보험회사는 가해자가 주장할 수 있었던 과실비율·손해액 항변을 피해자에게 그대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직접청구권은 청구 상대를 보험회사로 바꿔 주는 제도이지, 손해액 다툼 자체를 없애 주는 제도는 아닙니다.
Q. 보험회사가 제 과실을 20%라고 하면서 합의금을 깎습니다. 받아들여야 하나요?
과실비율 주장은 보험회사가 가해자의 항변을 대신 행사하는 것이므로 근거를 따져 볼 수 있습니다. 사고 영상, 현장 자료, 과실비율 인정기준을 토대로 다툴 여지가 있는지 검토한 뒤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손해액이 클수록 20%의 차이가 큰 금액이 됩니다.
Q. 후유장해가 남았는데 보험회사가 일실수익을 낮게 계산합니다. 왜 그런가요?
후유장해 사안은 일실수익이 손해액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보험회사가 노동능력상실률, 적용 기간, 소득 기준을 낮게 잡아 항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해 평가 시점과 기준, 소득 입증 자료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므로 전문가 검토를 거쳐 대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직접 청구하면 보상 한도가 늘어나나요?
늘어나지 않습니다. 보험회사가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금액은 가해자(피보험자)에게 지급했을 책임 한도 안에서 정해집니다. 한도를 넘는 손해는 가해자 개인에게 청구하거나 피해자 본인의 다른 보험을 검토해야 합니다.
Q. 보험회사는 언제까지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하나요?
청구 서류를 받은 뒤 지체 없이 지급액을 정하고 그 정해진 날부터 7일 이내에 지급해야 합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늦어지면 다음날부터 지급일까지 약관에서 정한 이율로 계산한 지연이자를 더해 지급하되, 지연 책임이 피해자에게 있는 기간은 제외됩니다.
Q. 서류를 냈는데 한 달 넘게 아무 답이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보험회사가 서류를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지급 거절 사유나 지연 사유를 서면으로 알리지 않으면 정당한 사유 없이 지연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접수일을 증빙으로 남겨 두었다면 이를 근거로 지연이자와 함께 지급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Q. 합의금을 한 번에 받지 않고 나누어 받을 수도 있나요?
피해자가 원하면 일시금 대신 일정 기간에 걸친 정기금으로 받을 수 있고, 이 경우 각 지급기일 다음날부터 보험개발원이 공시하는 정기예금이자율에 따른 이자가 더해집니다. 장기간 개호가 필요한 사안에서 검토할 만한 방식입니다.
Q. 직접청구를 할 때 어떤 서류가 필요한가요?
교통사고 신고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 손해배상청구서, 손해액을 증명하는 서류, 그 밖에 보험회사가 요청하는 서류입니다. 대물 손해의 수리 전 견적서 등은 보험회사에 발급과 검토를 위임할 수 있고, 대인 손해에서는 진료기록·장해 평가 자료·소득 자료가 합의금을 지키는 핵심 서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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